괴델, 에셔, 바흐를 요약 설명해주는 유튜브 채널 : 클리앙


재생목록 : https://www.youtube.com/playlist?괴델에셔바흐를요약설명해주는유튜브채널클리앙list=PLK90EutMVfvnYtFsbxhwp0HFeWv8LuI68




어렵다는 말만 듣고 엄두도 못내던 책을 요약해주는 영상을 찾아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저도 클리앙에 소개해주신 분 덕분에 알게 된 채널입니다.

책은 20장까지 있는 것 같은데 지금은 5장까지의 영상이 업로드되어 있네요.


일단 초반부의 이야기를 제 나름대로 요약해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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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더글러스 호프스태터는 이 책을 "어떻게 생명이 있는 존재가 생명이 없는 물질로부터 나올 수 있는지 이야기하려는 매우 개인적인 시도"라고 말합니다.

'개인적인 시도'라는 말은 이 책이 어떤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는 교과서 같은 게 아니라 사적인 견해와 취향, 썰, 아재개그 등이 포함된 은유적/문학적/시적인 작품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니 독자로서는 이해하기가 어려운 (작가 혼자 재미있어하는?) 부분들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그런 부분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라고...--;


물질에서 생명이 나온다는 현상은 '원자핵의 갯수 차이가 원소들의 질적 차이를 만들어냄' '무의미한 글자들이 조합되면 의미를 지닌 단어나 문장을 만들어냄' 등 우리 세상에서 무수히 발견되는 패턴이기도 합니다.

(책에서 말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이런 것들을 '창발'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원래 책의 제목을 '괴델의 정리와 인간두뇌'로 하려고도 했었다는데,

그만큼 이 책에서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는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합니다.


저자가 우리 세계에 대해 짐작하고 있는 건 이렇습니다.

"우리 세계에는 모습은 달라도 본질이 유사한 것들이 있다.

그것들은 더러 이 유사성을 자기 안에 포함하기도 한다.

자기를 자기 안에 포함하면서(자기를 지시하면서) 모순과 역설이 일어난다.

그 모순과 역설이야말로, 물질이 생명으로 도약하고, 무의미한 것에서 의미있는 것이 탄생하는, 본질적인 패턴을 밝혀줄 열쇠는 아닐까?"


이 자기지시의 모순과 역설을 수학적으로 파고들어간 게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이고, 

'자기 손을 그리는 손'을 그린 에셔, 선율을 복제/변주/대칭하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바흐는

'단순한 규칙에서 발생하는 무한성과 창의성'을 보여줍니다.



논리나 우리 삶에는 많은 역설들이 있습니다.

"앞서 출발한 거북을 아킬레우스는 따라잡을 수 없다(제논의 역설)  (하지만 실제로는 따라잡힘)"

"0.99999999999.....는 아무리 연장해도 1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실제로는 1이 됨)"

"나도 나를 모르겠어"

"지는 게 이기는 거야"

이런 예와 같이, 어떤 명제들은 그 자체만 보아서는 거짓이거나 오류이지만 메타적으로, 그보다 넓은 영역에서 보자면 참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우리가 삶에서 마주하는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의 유사한 예일 수 있다는 거지요. 


즉, "참이지만 그 체계 안에서는 증명할 수 없는 명제가 항상 존재한다", 

혹은 거꾸로 말하자면 "우리 체계 내에서는 증명불가능하지만 참인 것이 있다"라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시스템 내에서 거짓인 것으로 증명된 것도 메타적으로는 참일 수 있다"라는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만.)


즉 '참'이라는 영역이 '증명'의 영역보다 넓은 범위라는 점을 시사한다는 것이고,

단순하고 자명한 몇 가지 규칙에서 출발하더라도 해명불가능하고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물질이 생명으로, 무의미가 의미로 도약하는 메커니즘에 대한 힌트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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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여기까지가 제가 이해한 것이고,

여기에서 더 생각해보자면 다양한 주제들이 연결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지만 사람들이 떠올리는 여러 가치들도 이런 문제들일까

- 언어가 현실을 얼마나 제대로 포착할 수 있을까, 언어의 한계를 넘어선 영역과의 관계는 어떨까

- 어떤 시스템(법, 도덕 체계) 안에서 정당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 시스템 밖에서는 정당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 경우가 불복종운동 같은 것이겠지...

- AI는 '증명 가능성'을 넘어서는 직관을 가지게 될 수 있을까

- 유사과학, 유사역사학, 음모론 같은 걸 주장하는 사람들도 자기 주장을 위해 이런 관점을 써먹을 수 있을까. 증명은 못 하겠지만 하여간 내 말이 맞아! 괴델이 그랬어! 라고 언제까지고 말할 수 있는 걸까 (설마)



그러고보면 괴델은 수학을 파고들었을 뿐인데 

그 수학적 결과물이 우리 삶을, 세상을 보는 관점을 제공해주는 셈이겠네요.

괴델 정도의 수학자들은 이 만화의 맨 오른쪽에서 세상을 내려다볼 수 있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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