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마다 그리고 지역마다 결혼 문화가 다르죠? 예전 제주도는 마을 잔치 개념으로 며칠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해요. 유럽의 경우 결혼식 자체를 하루 이상 하기 때문에 카메라에 담을 내용도 많고 덕분에? 웨딩 영상 단가도 한국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미국도 하루 종일 하죠? 체력 없으면 결혼식도 못 합니다 ㅋㅋㅋ
한국 결혼식은 번갯불 콩 구워 먹듯 20분 만에 끝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놓치는 장면이 없어야 하고 급박하게 일정을 소화해야 합니다. 오히려 촬영 난이도는 한국이 더 높은 것 같아요.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웨딩 촬영이 어려워 보일지라도 잘 준비만 하면 또 금방 찍기 때문에 편하게 촬영/편집할 수 있는 분야가 웨딩인 것 같습니다. 직접 촬영한 웨딩 영상을 예시로 카메라 세팅부터 포징 그리고 편집 팁까지 다양한 것들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포징
실내 웨딩의 경우 영상 촬영자 입장에서 특별한 포징 관련 디렉팅 할만한 게 거의 없습니다. 신부 대기실과 식장 그리고 버진로드 끝에서 정형화된 포징만 알면 되니까요. 그리고 보통은 포토그래퍼분 따라서 함께 촬영할 거기 때문에 크게 변화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야외 웨딩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이 경우를 위한 다양한 포징에 대해서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1-1 손잡고 걷기
손 잡고 카메라를 향해서 걷기(서로를 바라보거나 kiss)
간단한 동작이지만 로케이션 보여줄 수 있으면서 자연스러운 스토리 빌딩도 됩니다. 손을 잡고 가볍게 걸으면 되는데 카메라를 향해서 걷기도 하고 카메라와는 상관없이 앞으로 걸어가는 포즈도 좋습니다. 단 그냥 무심하게 걷는게 아니라 서로 얘기하는 모습을 통해 자연스러움을 더하는 게 좋습니다. 어느정도 걸었을 때 정지 후 키스나 허그도 괜찮고요. 표정이 어색하다면 대화를 해보라고 디텍팅해도 좋습니다. 웨딩 끝나고 먹을 메뉴 정해보라고 디렉팅 하면 약간 풀어지면서 잘 말씀하시더군요. ㅋㅋ더불어 정면, 측면 등 최소 2가지 앵글에서 2가지 샷 사이즈로 촬영해보는 것 추천해 드립니다.
촬영, 위치를 바꿔보는 이유는 주변에 leading line이 있는가, depth를 만드는 라인들이 있는가를 보기 위함입니다. 걷는 것도 서로 어깨를 툭툭 치면서 웃으면서 걸어도 되고 남편의 팔을 붙잡고 걷는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포징할 때 한가지 움직임만 디렉션 주지 마시고 여러 가지를 동시에 주세요. 예를 들어 손잡고 걷다가 쳐다보면서 웃고 키스 이렇게 자연스러운 한 가지 동작처럼 보이게 하면 더 아름다운 영상 얻을 수 있습니다.
1-2 드레스 혹은 베일 잡고 흩날리기
드레스 끝을 살짝 끝만 잡아서 흩날리는 장면도 괜찮습니다. 신랑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괜찮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부탁해도 괜찮습니다. 특히 해당 장면은 슬로우모션으로 촬영해도 좋아요.
이 외에 달리는 장면도 있고, 서로 껴안은 상태에서 예물 클로즈업하는 것도 있고 다양합니다. 단 야외이기 때문에 조명을 사용할만한 환경이 되지 않는다면 최대한 자연의 빛을 활용해서 대비를 주는 게 중요합니다.
2. Right place Right gear : Auto focus/ Log Capability
4-1 Auto focus
멋진 시네마틱 웨딩 영상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요소들이 있지만 AF와 log 촬영을 기준으로 카메라를 선택해보시면 될 거 같아요. 어떤 카메라를 사용해도 사실 상관없습니다.(fx3 사세요! 속닥속닥) 제일 중요한 건 카메라가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기술이니까요.
우선 AF입니다. 개인적으로 영상에서 자동이란 글자가 들어가는 기능은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내 의도와 상관없이 다른 어떤 것이 개입해서 조절한다는 것 자체가 내가 정확히 디자인한 영상이 나오지 않다는 말이니까요. af는 기계적으로 너무 딱 맞게 조절하는 느낌이 확실히 들어요. 반면 직접 잡은 장면은 훨씬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그런데 웨딩 영상에서 1인으로 촬영한다면 af 만큼은 타협이 필요해요.
af를 전체 화면으로 잡지 마시고 가운데 포인트를 잡아서 계속해서 바꿔주면 자연스러움은 조금 떨어질지라도 초점을 놓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특히 소니의 eye af 기술은 정말 놀라울 정도인지라 믿고 사용해도 좋은 정도고요.
BMPCC 6K 카메라는 화질 면에서 많은 카메라를 압도하지만 af-c가 없기 때문에 지속해서 원하는 대상에 초점을 맞추기 힘들어요. 무선팔로우포커스를 연결해 사용하면 되긴 하는데(물론 전 이렇게 씁니다 ㅎㅎ) 또, 짐벌 사용 시 렌즈를 바꾸게 되면 균형 잡느라 시간 소모가 큽니다. 결국 빠르게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반 미러리스보다 확실히 시간이 더 걸리죠.
결과적으로 af 편하고 가벼운 카메라가 좋습니다. FX3, A7M4, A7S3 모두 사용해보았고, 현재 FX3를 갖고 있는데 A7S3이후로 AF더 획기적으로 발전하면서 눈에 띄게 정확도와 속도가 증가했어요. 물론 카메라가 자동으로 잡기 때문에 여전히 기계적인 느낌은 있지만 AF속도를 중간 정도로 놓고 사용하시면 직접 AF잡는 듯한 느낌이 들어 조금 더 자연스럽게 촬영됩니다.
4-2 log 촬영, 노이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국내 결혼식장은 화려한 조명의 집합소입니다. 강하게 신랑·신부에게 집중되기 때문에 노출 조절을 조금만 잘못하면 바로 얼굴이 하얗게 날아갈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dr이 높은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를 사용해야 하고 log 촬영을 추천합니다. fx3나 a7s3, a7m4등의 slog가 해당 촬영 분야에서 탑이라고 생각해요. log 촬영하면 노이즈 때문에 걱정하시는 분들 있는데 어차피 암부쪽은 내려버려서 노이즈 잡을수 있고 최대한 base iso 맞춰서 촬영하시면 노이즈즈 걱정 없이 촬영할 수 있습니다. 설령 노이즈가 있다 하더라도 노이즈 리덕션으로 어느 정도 커버 가능하기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으셔도 됩니다:)
3.편집을 위한 촬영 : 스토리를 위한 컷 촬영
간혹 초보자분들 중에 예쁜 화면은 얻어내는것에만 집중해서 나중에 편집할 때 컷이 비는 경우가 있습니다. 영상의 첫 시작은 웨딩이 펼쳐지는 전반적인 장소, 혹은 디테일 샷이 좋겠죠? 이후 식장에 바로 넘어가는 샷 보다는 중간에 메이크업하며 준비하는 컷이 들어가도 좋습니다. 보통 메이크업 하는게 뭐 예쁘다고 촬영하냐는 분도 계신데 맞아요. 딱히 메이크업하는 장면이 메인 장면들에 비해 예쁘지는 않습니다. 다만 스토리상 필요한 컷이죠. 시청자들에게 오늘이 신랑/신부에게 중요한 날이고 준비를 이렇게 하고 있다는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장면입니다. 영상의 컷을 예쁘냐 아니냐로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토리에 도움이 되는 컷이라면 신랑 신부를 설득해 촬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하객들이 신랑·신부를 향해 speech를 할 때 리액션도 넣어줘야 하겠죠? 감정적 연결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장면들입니다.
흐름을 따라만 가면 중요한 것들을 놓치게 되고 결과적으로 편집할 때 이야기를 만들어가는데 굉장히 힘들거에요. 그래서 반드시 식순에서 특별한 것들이 있는지 꼭 미리 체크해보시는게 좋습니다. 이렇게 미리 계획을 세워두면 놓치는 장면이 거의 없을 거예요. 어디에서 뭐가 일어나는지 알기 때문에 미리 준비할 수 있으니까요.
4.White Balance
웨딩에서 고급 호텔이 아닌 조명 환경이 그리 좋지 못합니다. 이상 우리나라 예식장 대부분이 화벨이 약 3천~ 7천 정도 되는 조명을 사용하고 조명 상황이 안 좋은 경우가 간혹있어요 . 떡광이라고 보통 말하는 빛이 신랑 신부 얼굴로 내려오는 경우도 많고, 예식장인지 노래방인지 구분이 안 가는 화려한 조명이 예식장을 감싸는 경우도 있습니다. raw촬영을 하지 않는 이상 화벨이 달라지면 그것에 맞게 카메라 내부에서 조절을 해야 하는데 기본 커스텀 화벨 세팅에 최소 2가지 이상 화벨 설정해두시고 빠르게 바꿔서 촬영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수치를 입력해서 바꾸는 게 익숙하시면 해도 되지만 힘들다면 예식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화벨 2가지를 미리 맞춰놓고 바로바로 바꿔서 사용하는 거죠. 너무 빛이 다양하게 섞여있는 경우는 그레이카드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벨런스 카드를 이용해서 미리 맞춰놓은 후 커스텀으로 지정해서 혹은 값을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활용하는 거죠. 아참 그리고 false color 사용 안 하시는 분들 없으시죠?!
5.여전히 웨딩의 꽃은 사진/ 영상은 들러리 ; 포토그래퍼와 친해지기
한국에서 웨딩의 메인은 사진입니다. 영상은 그다음이고요. 그래서 포토그래퍼분의 동선을 미리 체크하는 게 중요해요. 사실 영상에 포토그래퍼 분이 조금 나와도 괜찮은데 웨딩사진에서는 영상기사가 나오면 안 됩니다. ㅎㅎ 하나씩 지우는 것도 일이고요. 영상에서는 포토그래퍼가 나오면 그것을 레이어로 활용해서 촬영해도 괜찮습니다.
위 사진과 같이 포토그래퍼의 위치를 계속 파악하면서 피해가며? 촬영해야 합니다. 눈치보면됩니다!ㅋㅋㅋ
포토그래퍼와 처음 만나는 경우 충분히 얘기를 통해서 동선을 체크하고 친하게 지내는 게 중요합니다. people skill이 필요한 경우입니다 ㅎㅎ
이 외에도 더 많은 팁이 있지만 간단하게 5가지로 추려봤습니다.
올해도 벌써 끝나네요. 모공에 뻘글을 줄이고 내년엔 팁게에 좀 더 도움될만한글을 남겨보겠습니다 ㅋㅋ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