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침습적인 방법으로 혈액 또는 조직액내의 혈당을 직접 측정하는 방법으로는 근적외선 분광법(NIR spectroscopy)와 라만 분광법(Raman spectroscopy) 방법이 주로 시도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왜 근적외선 분광법을 이용한 비침습 혈당 측정이 어려운지 설명하겠습니다.
피부 조직내에 있는 포도당의 양을 빛을 이용해 측정하기 위해서는 포도당의 농도차이에 의해 생기는 신호의 차이가 측정이 가능할 정도로 충분히 커야 하고,왜비침습혈당측정이어려운가 환경의 변화에 의해 생기는 신호의 변동 (잡음)이 측정하고자 하는 신호보다 충분히 작아야 합니다. 먼저 신호의 크기에 대해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보통 공복 혈당 농도가 100 mg/dl 미만이면 정상이라고 합니다. 만일 공복 혈당농도가 200 mg/dl라면 심한 당뇨 환자에 해당됩니다. 비침습 혈당 측정을 통해 당뇨환자와 정상인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0mg/dl의 농도 차이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100mg/dl라는 농도를 포도당의 수용액으로 설명하자면 물 100 ml에 0.1g의 포도당이 녹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 1 리터에 1g의 포도당이 녹아 있다는 뜻입니다. 한 스푼의 포도당 가루가 대략 10g이라고 한다면 물 1리터에 0.1 스푼의 포도당이 녹아 있는 농도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포도당이 흡수하는 약 1600 nm의 흡광도 기준으로 100mg/dl의 포도당 농도 차이는 0.0005 정도의 흡광도 (absorbance) 차이가 납니다. 이것은 물을 포도당에 녹인 수용액에서 측정한 결과이므로 실제 인체 조직에서 측정하기 위해서는 물 이외에 단백질, 지방, 콜레스테롤등 다른 생체 분자가 존재하는 복잡한 혼합물 환경에서 포도당의 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실험실 수준의 대형 NIR 분광기를 이용해서 이정도의 흡광도 차이를 측정하려면 상당히 잘 통제된 환경에서 측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분광기를 소형화 시켜 사람이 착용한 상태에서 이정도의 농도 차이를 측정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근적외선을 이용해 피부조직의 포도당 농도를 측정하고자 할 때 측정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요인으로는 온도가 있습니다. 동일한 물질의 근적외선 흡광도를 측정해도 온도의 변화에 따라 흡광도는 변화하게 됩니다. 근적외선에 의한 흡광은 물질의 분자 진동 에너지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온도의 변화는 분자의 진동 에너지를 변화 시키므로 근적외선에 의한 흡광도 변화하게 됩니다. 온도가 1도 변화할때 흡광도의 변화는 포도당 100 mg/dl 농도 변화에 의한 흡광도의 변화보다 크므로 동일한 혈당 농도에서도 온도에 따른 변화가 더 크기 때문에 정확한 혈당의 측정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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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설명한것처럼 피부 조직에 있는 포도당의 농도를 근적외선 분광법에 의해 측정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측정하고자 하는 신호의 크기는 너무 작고 주변 환경 변화에 의한 신호의 교란은 너무 크기 때문에 측정이 쉽지 않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대형 근적외선 분광기로 사람의 피부에서 혈당을 비침습적 방법으로 측정하는 것도 아직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는데 시계 크기의 소형 장치로 사람의 손목에서 비침습적 방법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것은 단시일내에 구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