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5G는 확산이 되지 않을까? : 클리앙

이것은 5G에 대한 저의 짧은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5G의 시작

5G는 당연히 4G LTE의 다음 버전으로 개발되었고,왜G는확산이되지않을까클리앙 여러 나라의 통신사들의 요청으로 스펙(Spec)을 만들고 계획되었습니다.

4G LTE는 스마트폰과 유튜브 같은 동영상 플랫폼 덕분에 급속도로 확산되었고, 그야말로 3G에서 4G로 전환하는 데 거침이 없었습니다. 당연히 통신사들은 4G LTE보다 좀 더 효과적이고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5G NR을 서비스하기 시작했고, 벌써 5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5G NR은 4G LTE보다 보급 속도가 느리고 사람들이 그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5G NR

4G에는 LTE라는 애칭이 있고, 5G에는 NR이라는 애칭이 있습니다. (이 애칭은 3GPP의 공식 명칭입니다.) NR은 New Radio의 약자로, 당연히 4G에서 사용하는 주파수보다 더 많은 주파수를 수용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습니다. 이중에는 mmWave라고 불리는 20GHz 이상의 주파수도 포함됩니다. 5G NR이 목표하는 것은 크게 4G LTE보다 더 빠른 응답성(저 지연), 더 빠른 속도, 그리고 4G LTE보다 더 지속적인 연결성(끊김 없음)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서비스하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속도"라는 마케팅 요소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가격도 높게 책정했지만, 이는 오히려 5G 보급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5G 속도의 함정

5G라서 속도가 높은 것이 아니라, 사실 5G는 4G보다 더 높은 주파수와 넓은 주파수 대역폭을 표준으로 정의했기 때문에 더 높은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주파수 대역과 CA(캐리어 집합)를 결합하면 20Gbps도 가능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실제 이동 통신에서 속도는 대부분 1Gbps면 충분합니다. 가정용에서 사용하는 노트북, 데스크탑의 유선 랜 속도도 1Gbps가 보편적이며, 최근에 2.5Gbps와 10Gbps가 보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1Gbps는 LTE에서도 도달할 수 있는 속도입니다. 그럼 5G의 높은 속도와 4G의 높은 속도는 무엇이 다를까요?

LTE는 하나의 주파수 밴드에서 최대 20MHz의 대역폭을 갖고 대략 최고 150Mbps의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여기에 CA(주파수 밴드를 여러 개 동시에 사용하는 기술)를 사용하면 최대 5개까지 묶을 수 있어, 최대로 100MHz의 대역폭에 최대 1Gbps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럼 왜 5G를 개발했을까요?

당연히 5G는 하나의 6GHz 이하 주파수(Sub-6) 밴드에서 최대 100MHz의 대역폭을 갖고, 이는 LTE에서 5개 주파수를 묶어서 겨우 1Gbps를 넘어선 것을 하나의 주파수에서 쉽게 넘길 수 있게 합니다. 만약 mmWave로 간다면 하나의 주파수에서 무려 400MHz의 대역폭을 갖게 되며, 이는 하나의 주파수 밴드에서 10Gbps를 넘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 LTE처럼 CA를 사용하면 Sub-6에서 2개까지 묶어서 최대 200MHz 대역폭, mmWave에서는 800MHz의 대역폭을 갖게 되어, 엄청난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큰 대역폭을 필요로 하는 실제 애플리케이션은 많지 않습니다. 비행기 탑승 전에 Netflix 시즌 1편을 다운로드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사용 사례가 없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높은 대역폭을 하나의 주파수에서 갖기 위해서는 주파수 자체가 LTE보다 높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2.4GHz 이하의 주파수들은 너무 많은 주파수들이 작게 쪼개져 사용되고 있어서 도저히 한 번에 100MHz의 대역폭을 할당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3.5GHz 같은 주파수가 거론되었고, 현재 3.5GHz가 5G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파수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3.5GHz는 기존 LTE에 비해 도달 거리가 무척 짧다는 점입니다. 집에서 WiFi를 빠르게 하려고 5GHz나 6GHz WiFi를 설치하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방문 하나 넘기가 어렵습니다.

통신사는 새로운 5G를 오로지 속도로 광고했기 때문에 당연히 3.5GHz에서 서비스를 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로 3.5GHz는 너무나 어려운 주파수였고, 또한 mmWave는 과거 씨티폰보다 못한 도달 거리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mmWave는 주파수 특성상 기지국과 단말기가 직접 시야를 마주해야 하며, 중간에 어떤 물체라도 있으면 안 됩니다. 또한 UV 코팅된 유리도 잘 통과하지 못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mmWave를 상용화한 미국의 통신사 버라이존도 매우 특수한 곳 이외에는 사실 mmWave로 서비스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럼 왜 5G 서비스를 시작했을까요?

우선 통신사는 기존에 사용하는 4G LTE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새로운 주파수를 사용하며 하나의 주파수에서 더 넓은 대역폭을 사용하고자 5G를 정의했습니다. 당연히 통신사 입장에서는 5G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이를 사용자에게 보급할 때 단순히 속도로 접근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사용자는 더 많은 돈을 내고 사용하고 있지만 되지 않는 서비스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5G의 요금 체계가 4G와 같았다면 이렇게까지 비판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특수성 때문에 더딘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주파수를 경매에 붙여서 판매할 때 이 주파수가 어느 세대의 통신을 지원한다는 목표가 있습니다. 이 부분이 현재 5G의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으며, 다행히 정부에서도 이 부분을 알고 정책을 바꿔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현재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기존의 4G LTE 밴드에서 5G 서비스를 합니다. 그럼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니, 그럼 기존에 좁은 4G LTE에서 5G 주파수를 쏘면 그게 5G 아이콘만 띄우는 것이지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 아닌가?" 통신사는 5G 서비스 요금을 4G와 같아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3G Shutdown 및 5G 확장

사실 통신사는 4G보다 5G가 여러 가지 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4G에서 5G로 옮겨갈 수 있을까요? 우선 4G 주파수에서 5G 주파수를 같이 쏘는 DSS 기술을 사용하여, 5G 커버리지를 4G LTE와 같이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많은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지역에서 3.5GHz나, 야구장, 축구장처럼 넓은 곳에서 주파수 간섭 없이 mmWave를 사용할 수 있는 곳에서 28GHz 같은 주파수로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속도와 커버리지를 동시에 가져갈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에 3G가 사용하는 주파수를 5G로 전환하여 보다 넓은 지역에서 5G를 서비스할 수 있습니다.

5G SA, 5G NSA

현재 우리나라는 5G SA 서비스를 잘 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5G SA로 얻는 이점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5G SA는 단독 모드라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5G 코어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5G SA로 우리나라에서 단말기를 작동시키면 단말기는 5G 주파수만 갖고 통신을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5G 주파수는 3.5GHz 대역이며 대역폭은 100MHz입니다.

그런데 5G NSA, EN-DC로 단말기를 작동시키면 기본적으로 4G LTE 코어 망을 사용하고, 필요에 따라 5G 밴드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LTE의 모든 커버리지 이점을 갖고 필요에 따라 5G 밴드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속도 면에서는 단독 모드보다 빠릅니다.

물론 단말기의 배터리 성능이나 기타 다른 면에서는 손해를 보지만, 속도 면에서만 본다면 우리나라에서는 5G SA에서 얻는 이점이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5G로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서는 먼저 요금 체계를 5G와 4G에 맞춰 재조정하고, 4G와 3G 주파수를 재분배(Refarming)해야 합니다. 4G는 DSS 기술을 사용하면 되지만, 3G는 물리적으로 주파수를 Shutdown해야 하기에 기존의 3G 사용자를 LTE/5G로 유도해야 하는데, 사실 3G는 기존 사용자뿐만 아니라 IoT 기기들도 있고, 해외 로밍 사용자들도 있어 쉽지 않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유지비가 많이 드는 3G를 기본 주파수 밴드만 남기고 전부 5G로 Refarming하는 것이고, SK와 KT가 공동으로 투자하거나 3G 사업 자체를 분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SK, KT, U+가 각성하고, 이렇게 얻는 주파수에 5G를 투자하여 커버리지를 높이고 5G SA 서비스로 이동해야 합니다.

그리고 mmWave를 다루어본 사람으로서 사실 mmWave는 처음부터 이동통신에서 사용해서는 안 될 주파수는 분명합니다.

현재 mmWave를 가장 잘 활용하는 사업자는 SpaceX의 Starlink입니다. 이게 어떤 주파수 특성인지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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