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공하는 소모임 '뚝딱뚝당' 당주 민굴입니다.
얼마전 2022년 팁과 강좌 게시판 top100 리스트 글에 보니 제가 작성했던 글이 순위에 있더군요.
'목공을 시작하는 방법'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7435820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번씩 연재식으로 글을 작성해보려 했는데,나는디자인감각이없어서클리앙 결국 또 시간이 이렇게 지나버렸네요.
잠깐 또 시간이 생긴 틈에 사부작 타이핑 조금 해보겠습니다.
이번엔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 합니다.
이 글을 읽는다고 디자인 실력이 늘거나하지는 않을테지만, 디자인에 대한 오해로 어렵게만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작성해봅니다.
절대 프로디자이너를 위한 글이 아닙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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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이 되었든 3D프린팅이든 가죽공예 든 무엇인가를 만드는 행위에 있어서 디자인은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이 디자인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지만, 정작 교육에서는 이 디자인에 대해 제대로 다루지 않습니다. 그래서 디자인에 대한 잘못된 이해들이 쌓여 어렵고 난해한 것으로만 느끼게 되고, 그저 감각에 의존해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있습니다.
그럼 디자인이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을 제품의 외형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디자인이란 어떤 문제를 인식하고,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외형을 아름답게 하는, 즉 스타일링은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과 과정일 뿐이며 디자인의 전부가 아닌 것이지요.
보통 디자인은 감각에 의존해서 하는 것이라 오해하기에, 기술을 익히는데만 집중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포토샵 기능들을 잘 알고 잘 쓸 수 있으면, 포스터 디자인을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거나
3D 모델링 프로그램을 익히면, 멋진 제품을 디자인해서 3D 프린팅 할 수 있겠다.
톱질, 끌질과 같은 수공구를 잘 다루고 목공기계들도 잘 쓸 수 있으면 유명 디자이너의 가구들처럼 근사한 가구들을 만들어 낼 수 있겠다.
….처럼 많이들 생각하시죠.
그렇게 툴이나 기술을 익히고 막상 실제로 작업에 들어가면 많이들 좌절하십니다.
아..! 나는 디자인 감각이 없구나…..하면서 말이죠.
결국엔 만드는 것을 그만두거나 카피..와 같은 어둠의 길로 들어갑니다. ㄷㄷ
여기까지 가보신 분들은 아실꺼에요. 희안하게 카피도 제대로 안된다는 것을.
디자인도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교육, 학습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당연히 이런 과정의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디자인을 할 수 없는 것이죠.
그럼 디자인을 하려면 어디가서 배워야 하는 것일까요?
저는 디자이너로 살아가고 싶어 전역후에 다니던 공대를 자퇴하고, 재입시를 통해 미대에서 디자인을 차근차근 배운 경우이긴 하지만, 꼭 이렇게 정석(?)적인 루트를 밟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특히 취미의 영역에 있어서는 말이죠.
그럼 어떻게 디자인 실력을 어떻게 쌓는건데?
방법은 정말 다양하게 있습니다. 그 중 많은 디자이너들이 초심자에게 추천하는 방법은 많이 보는 것이라 말합니다. 저도 그렇게 말을 합니다만 '많이 보는 것'이라는 말 때문에 그냥 자료나 물건들을 그저 많이 '보기만' 해서 눈에 담으려고만하죠.
아닙니다.
실제로는 보면서 '왜 저렇게 했을까?' 라는 생각과 '아~! 이건 이런 저런 이유때문일 수 있겠구나'와 같은 자신만의 분석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게 정말 중요한 포인트에요.
그렇게 하나씩 자신만의 데이터를 쌓아가봅니다.
'저기 저부분의 비율이 좋아보이는데, 위 아래가 저 정도의 차이면 저런 느낌이 날 수 있겠구나'
'이 액션캠의 녹화 버튼은 왜 혼자 튀어나와 있을까? 아! 이게 두꺼운 장갑같은 것을 끼고도 쉽게 누를 수 있게 해놓은 것이구나'
'테이블 상판 아래쪽에 왜 사선가공(테이퍼)을 해놓았을까? 아! 두꺼운 상판이 무거워 보일 수 있으니 강성은 유지하면서 얇아 보이게 만들어서 좀 더 가벼운 느낌이 들게 해놓았구나.'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그래서 '왜?' 만큼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이런식의 자신만의 데이터가 쌓이게 되면 어떠한 문제점을 발견했을 때 자신만의 데이터속에서 해결방법을 찾아내어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경력이 오래된 디자이너들은 이러한 경험과 데이터가 많기 때문에 문제의 해결 속도가 빠를 수 있고, 이걸 옆에서 보면 마치 '감각적'으로 해결을 했다고 느낄 수도 있게 되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디자인 감각'이 없으면 디자인을 못한다고 오해를 하게 되는 것이구요.
타고난 감각이 없어도, 디자인 전공 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해도 디자인에 대한 올바른 접근법을 알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디자인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이것과 관련하여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더욱 큰 도움이 될 수 있겠구요.
목공이 되었든, 가죽, 금속, 세라믹 등 다양한 곳에서 창작물을 만들어내시는 모든분들의 디자인이 풍성해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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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디자인에 대한 대략적인 개념 또는 접근법에 대한 글이 된 것 같습니다.
또 언제 이렇게 앉아서 타이핑을 할 시간이 날지 모르겠지만,
다음엔 디자인의 큰 요소중 하나인 외형을 다루는 '스타일링'에 대해 작성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사실 마음 같아서는 이해가 더 쉽도록 이미지도 넣고 그림도 그려보고 싶은데,
그러면 일이 너무 커질 것 같아서 그냥 텍스트로만 작성해 보았네요.
긴글에 빈약한 내용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새해 복과 돈 많이 받으시고,
목공하시는 분들은 안전목공하시길 바랍니다.
목공소모임 '뚝딱뚝당'도 많이들 놀러오세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dd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