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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생산적생산자입니다. 여러분은 개인지식관리, 혹시 들어보셨나요? 또는 아직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어떤 상태든 좋습니다. 현재 저의 가장 큰 관심사인 개인지식관리는 지식을 입력하고 융합하여 결과물을 생성하는 방법론입니다. 끊임 없이 지식을 배우고, 성장하며 생성하는 지점에 이르는 삶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계속해서 읽어주시면 개인지식관리의 의미, 전체적인 흐름, 구현하는 방법과 철학을 알아가시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개인지식관리 소개
개인지식관리 간단한 역사
개인지식관리는 개인정보관리에서 보다 발전된 개념입니다. 개인정보관리는 자신이 가진, 혹은 만들어낸 정보를 저장하고 잘 찾아서 필요한 곳에 활용하는 개념입니다. 개인정보관리는 작업한 파일이나 문서, 메모, 이메일 등의 정보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활용하는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이에 비해 개인지식관리는 개인정보관리의 전분야를 아우르면서 시스템 내부에 쌓인 정보의 융합과, 이를 통해 생성된 지식과 창의적 결과물이 외부로 향하는 출력의 과정까지 아우릅니다.
정보와 지식의 차이
'그러면 정보랑 지식의 차이가 두 개념(개인지식관리와 개인정보관리)의 차이를 만드는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정보와 지식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저도 처음에 같은거 아닌가? 단어는 다르니 뭐가 달라도 다르겠지? 그런데 어떤 점이 다른지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럴 때 자주 찾는 게 사전입니다. 정보와 지식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정보 : 관찰이나 측정을 통하여 수집한 자료를 실제 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리한 자료.
- 지식 : 어떤 대상에 대하여 배우거나 실천을 통하여 알게 된 명확한 인식이나 이해.
두 단어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저는 '정보에 맥락이 더해져서 정리가 되어 인식될 때 지식'이라고 정리했습니다. 정보는 그 자체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관련된 정보들이 모여서 관계와 맥락을 형성하게 될 때 지식이 됩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지식은 정보가 연결되어 맥락이 생성되고, 이를 통해 나만의 이해에 이른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개별적인 정보를 자신의 맥락과 함께 지식으로 형성하고, 연결하고 모인 지식을 활용하는 과정이 개인지식관리라고 나름대로 정의를 내렸습니다.
저의 업무에서 개인정보관리의 예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업무 과정에서 나온 폴더와 파일명을 정리하고, 이메일의 내용과 제목을 나중에 찾기 쉽게 정리하고, 업무에 필요할 때 찾아서 활용하는 게 개인정보관리입니다. 아웃룩에 쌓인 엄청난 업무 이메일을 통해서 과거 업무에서 도움을 받고, 새롭게 나오는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룹웨어에서 품의나 보고서를 관리하는 것도 개인정보관리를 회사 단위에서 진행하는 하나의 예시입니다.
제조업의 전과정과 비슷한 개인지식관리
개인지식관리(Personal Knowledge Management)는 공장이 가동되는 전체 과정과 비슷합니다. 원재료가 들어오고, 창고에 보관하고, 제품에 맞는 다양한 원재료의 배합을 관리하고, 생산 과정을 통해 반제품을 만들고, 반제품이 제품이 되어 출고하는 과정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정보나 지식에 빗대서 설명하면 배우는 입력(원재료의 입고), 가공하는 과정(제품을 생산하는), 나의 지식을 외부에 알리는 출력 과정(제품의 출고)처럼 입력-가공-출력 과정이 전체적으로 진행되는 겁니다. 개인지식관리의 흐름은 이렇게 상품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으로 쉽게 설명 드릴 수 있습니다.
제텔카스텐 메모법에 빗대어 설명해보겠습니다.
- 입고 : 처음 지식의 입력이 다양한 소스로 들어오는 입력
- 생산 : 제텔카스텐 메모법의 원칙에 맞춰서 다양한 지식을 나만의 언어로 정리해서 연결
- 출고 : 시스템 안에 쌓인 다양한 지식의 융합을 통해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
공장이 특정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목적을 가지듯 개인지식관리도 자신만의 지식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생성과 표현이라는 목적을 갖고 운영되는 시스템입니다. 어떤 제품을 만들겠다는 목적 없이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습니다. 공장의 목적이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면 원재료가 들어올 이유가 있을까요? 지식의 입력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적이 있어야 어떤 주제의 지식을 입력해야 할지도 명확해지고, 소비하는 입력 중에서 가치있는 걸 골라내는 필터링 기준도 명확하게 됩니다. 정해진 주제에 대해서 글을 적기 위해서 책을 읽고, 유튜브를 보고, 논문을 찾아 본다면 명확한 렌즈를 끼고 지식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꼭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가?
'나는 그런거 몰라, 무서워... 그냥 지식관리만 할래'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좋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지식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하는 관리만 해도 엄청난 효과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보다 명확한 목표가 있을 때, 시스템은 더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운영됩니다. 그리고 목적지가 명확하기 때문에 발전하는 속도도 빠릅니다. 모든 방법과 원칙은 변화하게 마련입니다. 같은 일을 해도 다양한 방식으로 상황과 선호에 맞게 계속해서 변화합니다. 목적이 있을 때, 어떤 방식이 나한테 맞는지, 취하고 버릴 방법에 대해 명료한 기준을 갖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개인지식관리의 개념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어떤 걸 하는 건지 아직 감이 안 오실 수 있습니다. 다음 단계에서 어떤 흐름으로 개인지식관리가 진행되는지 큰 그림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개인지식관리의 큰 그림
CODE
개인지식관리의 흐름을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개인지식관리의 큰 흐름은 이름만 다를 뿐, 대부분 비슷합니다. <세컨드 브레인>의 저자이자 BASB(Building A Second Brain) 기수제(Cohort) 코스를 진행하는 생산성 인플루언서 '티아고 포르테'가 자신의 책에서 소개한 CODE (Capture - Organization - Distill - Express) 흐름이 대표적입니다. 아이디어나 정보를 수집(Capture)하고, 정리(Organization)하고, 그 중에서 중요한 지식을 정제(Distill)하고, 이를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출력(Express)으로 이어집니다.
PARA
여기서 정리(Organization)의 방법론이 여러분이 개인지식관리에 대해서 공부를 해보셨다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실행 가능성(Actionability)에 따라서 프로젝트와 자료를 분류하는 PARA(Projects - Areas - Resources - Archives)입니다. 이에 대해선 티아고 포르테의 세컨드 브레인 책을 참고하셔도 되고, 세컨드 브레인은 옵시디언의 저자이신 생산성 빌리언 시안님의 유튜브 영상이 있으니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ACE
옵시디언을 널리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닉 마일로(Nick Milo)의 방법론도 있습니다. ACE (Add - Connect - Express) 프레임 워크라고 부릅니다. 사실 단어만 다르지 티아고 포르테의 CODE랑 비슷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Add가 Capture이고, Connect가 연결하고 정리하는 Organization ,Distill 부분이고, Express는 같으니깐 따로 설명해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닉 마일로는 기본적으로 제텔카스텐 방법론을 수용하지만 '연결'을 무엇보다 중요시합니다. 그의 유튜브 채널 이름이 Linking Your Thinking(생각 연결하기) 이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Note Taking 보다는 Note Making을 좋아하고, 다양한 단어를 스스로 생성해내는 Sense Making을 잘 하는 옵시디언 구루의 방법론과 티아고 포르테의 개인지식관리 흐름은 비슷합니다.
종착역 : Express
개인지식관리의 2가지 대표적인 워크플로우를 소개해드렸는데 결국 마지막엔 표현하기(Express)라는 걸 아실 수 있습니다. 지식관리만 하고 싶으신 분은 표현 단계 이전인 연결 과정까지만 진행하시면 되는거죠. 나의 언어로 적고, 지식끼리 연결만 하더라도 충분히 지식을 쌓고 확장해나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나중에 많은 지식이 추가되고, 연결하고 나서 뭐라도 적고, 만들고 싶은,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시면, 그때 조금씩 출력에 대한 시동을 걸고 출발해도 좋은, 유연성을 가진 개인지식관리 시스템입니다.
개인지식관리 : 자세한 그림 (입력 - 가공 - 출력)
지식의 입력 : 수집 (Capture)
그러면 이제 개인지식관리의 흐름을 부분별로 나눠서 소개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디서 지식을 새롭게 수집하시나요? 저는 독서, 유튜브 영상, 강의 수강, 논문, AI와의 대화 등 다양한 소스에서 수집합니다. 지속하다 보면 자신에게 잘 맞는 수집 루트가 있을 겁니다. 한번씩 다른 분들이 사용하는 방식도 써보면서 지속적으로 새로운 지식과 방법이 나의 시스템에 흘러들어오도록 하시면 됩니다.
독서 : 가장 정제된 지식의 소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가장 유효한, 정제된 소스는 역시나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래된 고전, 트렌디한 경제/경영 도서나, 자기계발서, 에세이 등 모든 책은 저자의 삶의 경험과 지혜가 압축적으로 정리된, 지식의 보고입니다. 저는 개인지식관리를 위해 전자책으로 읽는 걸 좋아합니다. (제 책의 전자책 버전은 2024년 9월 현재, 준비중입니다. 출판사에서 전자책 제작 지원 사업에 신청했다고 하며, 결과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전자책 서비스 중 리디북스는 하이라이트와 저의 메모를 모아서 보여주는 독서노트 기능이 있고, 웹사이트에서 독서노트를 출력할 수 있습니다. 크롬 브라우저에서 마크다운 형식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확장 프로그램(예시 : Markdownload)을 사용하면 도서의 모든 하이라이트와 내가 직접 적은 메모를 한 번에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책 한 권을 완독하고 나서 이렇게 마크다운(md) 파일로 다운로드 하면 바로 옵시디언에서 사용하는 포맷이기에, 제텔카스텐 문헌노트(Literature Notes)의 훌륭한 소스가 됩니다.
AI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요즘엔 처음 배우는 분야가 있으면 ChatGPT나 클로드 등의 AI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내가 궁금한 점, 그리고 이해한 부분을 물어보면서 확인하고, 추가적으로 관련된 개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대화 형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ChatGPT에서 나의 페르소나와 기본 정보를 입력하고, 답변의 방향을 지정하는 Custom Instruction이나 나만의 GPT를 만드는 GPTs를 통해서 전문가처럼 멋지게 사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사람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지식을 새롭게 알아가고 나의 이해를 점검하고, 지식을 확장해나가는 방식도 좋은 학습 방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의 입력은 꼭 책이나 강의 같이 뭔가를 읽거나 보지 않아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문득 떠오른 기발한 생각이나 글감(콘텐츠) 아이디어, 일상적인 친구나 동료, 가족과의 대화도 지식 입력의 소스가 될 수 있습니다. 제텔카스텐 메모법에서 말하는 임시메모(Fleeting Notes)의 소스와 같습니다. 지식 입력의 기준은 나의 마음을 잡아끄는, 티아고 포르테의 표현을 빌리면 '공명하는' 문장이나 말이 됩니다. 개인지식관리는 명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자신의 마음을 울리는, 자료를 모아놓고, 왜 마음이 이 문구나 말에 반응했는지 알아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왜 좋아하는지 알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내 삶은 어떤 방향으로 가면 좋을지 생각해보게 되는겁니다.
수집은 우리가 일상의 순간, 독서, 유튜브 영상을 보는 도중에 멈춰서서 진행하는 겁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메모하거나 잡아둘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합니다. 책상에서 대부분의 일을 하시는 분은 노트북, 데스크탑이 가장 빠르고 쉬운 입력 방법입니다. 그 순간을 놓치면 다시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금 번거로운 순간을 이겨내고 하이라이트(밑줄) 하고 메모하고, 혹은 내용과 함께 영상의 url을 적어놓거나, ChatGPT의 링크와 함께 나의 생각을 남겨두는 겁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입력할 수 있으려면 데스크탑만이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동기화 기능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거나, 프로그램 자체의 데이터가 로컬에 저장되면서 이를 동기화 솔루션을 이용해서 유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옵시디언 노트 프로그램은 자체 유료 동기화 서비스(Sync)가 있습니다. 옵시디언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비스(드롭박스나 iCloud, 구글 드라이브 등)의 저장소에 연결해서 동기화해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옵시디언 자체 유료 동기화 서비스(Sync)가 속도와 안정성 및 다양한 OS 지원 측면에서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무료로도 사용은 가능하다는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아직 정보나 지식의 수집 파트를 다루고 있습니다.)
Read it Later 서비스 활용 : 리드와이즈 (Readwise)
인터넷의 블로그 아티클이나 문서는 스크랩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나중에 읽어 볼 자료들을 모아두고, 읽어보는 Read it Later 서비스 중 Readwise를 가장 좋아합니다. 이 서비스는 인터넷 아티클을 스크랩하고, 하이라이트 및 메모하는 데 사용하는 서비스입니다. 유료 서비스이지만 충분한 사용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하이라이트 및 메모 기능이 깔끔하고, 제가 사용하는 옵시디언 프로그램에 자동으로 동기화를 지원하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리고 아마존의 Kindle 전자책의 하이라이트 및 메모를 끌어올 수 있습니다. 리디북스 서비스가 Readwise에 들어가면 얼마나 좋을지 상상합니다만 마크다운으로 받을 수 있는 것만 해도 어딘가 하면서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리드와이즈에 들어온 아티클과 하이라이트는 옵시디언 뿐만 아니라 노션, 로그시크, 롬리서치, 타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도 Export 할 수 있어 확장성이 큰 서비스입니다.
지식의 수집 파트 정리
정리하자면 수집은 여러분이 정보나 지식을 처음으로 접하는 순간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다양한 입력 소스가 있고, 거기서 내 마음을 끄는 것들, 마음에 공명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을 수집해놓으면 됩니다. 여러분 삶에서 마주하는 지적 공명의 순간을 하나씩 모아가시면 됩니다. 그리고 수집 과정에서 중요한 건 여러분의 생각을 꼭 메모 해두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책의 내용을 하이라이트만 해놓으면, 내가 무슨 생각으로 이걸 하이라이트 했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본문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거기서 촉발된 여러분의 생각이 더 중요합니다. 수집 파트에선 이걸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지식의 연결과 가공 (Connect)
여러분이 사용하는 시스템(물리적 노트일 수도 있고, 옵시디언 같은 프로그램일 수도 있습니다)엔 수집된 정보가 하나씩 쌓이게 됩니다. 그러면 쌓아두지만 말고, 연결하고 가공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저는 제텔카스텐 메모법이 말하는 표준화된 양식(템플릿)과 메모 간 연결 방식으로 진행하고, 옵시디언 프로그램을 통해 이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제텔카스텐은 자신의 언어로 적고, 연결될 수 있는 지식과 다양한 연결을 만들어나가면서 지식의 연결망을 만들어나갑니다. 제텔카스텐이 지향하는 지점은 공유할 수 있는 통찰의 작은 단위를 계속 만들어 나가는 겁니다. 공유할 수 있는 통찰이란 쉬운 말로 말하면 외부(책이나 글, 논문 등)에 바로 사용해도 괜찮을 정도의 퀄리티로 작성하라는 말입니다. 이 기준을 언제나 충족하기는 쉽지 않지만, 도달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게 필요합니다.
메모할 때, 자신의 언어로 적으라는 말은 이해한 자신의 문장으로 적으라는 말입니다. 그냥 원문을 그대로 베끼거나 순서만 바꿔쓰는 것과는 다르게 진행해야 합니다. 자신이 이해한 문장으로 적으니 나중에 다시 봐도 맥락이 바로 생각날 수 있고, 다시 볼 때 기억을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문장이니 나중에 입에도 잘 붙습니다.
원문에 대한 자신의 이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나중에 해당 메모를 수정하거나 (우리는 디지털로 구현하기 때문에 쉽습니다), 이 메모에 추가 메모를 연결해둘 수도 있습니다. 니클라스 루만 교수는 기존 메모를 수정하기보다는 바로 뒤에 연결되는 메모를 추가하는 방법을 추천했습니다. 루만 교수의 방식대로 해도 되고, 우리는 옵시디언에선 영구메모 리스트가 모인 인덱스 메모에 취소선을 긋거나 바로 뒤에 추가하는 등 자유롭게 수정 가능하니 생각해보고 선택하기 나름입니다.
결국 지식이 들어오고 가공하는 구간은 입력된 지식을 자신의 이해를 기반으로 계속 사용할 메모로 작성하고, 관련 있는 메모끼리 연결 해놓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연결된 지식은 연대를 이룹니다. 사람도 그룹이 생기면 그룹만의 정체성이 만들어지고 방향성이 나오는 걸 경험해보셨을 겁니다. 지식의 연대는 메시지를 만들어냅니다. 이 메시지가 바로 여러분의 개인지식관리 결과물인 출력이 됩니다. 그러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지실 겁니다. 결국 메시지의 전달은 말이나 글로 진행됩니다. 제텔카스텐 메모법이 훌륭한 이유가 글을 쓸 때 자주 접하는 백지의 공포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단위로 좋은 메모를 많이 해놓으면 훌륭한 글의 소스가 됩니다.
연결과 가공의 범위는? 영구메모끼리만 가능? No!
그런데 제텔카스텐 메모법을 배우시고 연결하고 가공하는 과정을 진행하시면서 이런 질문과 의문도 생기실 겁니다. '모든 지식을 모두 제텔카스텐에 넣을 순 없지 않나? 나는 개인지식관리를 하면서 기존에 내가 알고 있는 개념이나 인물, 사건, 영화, 드라마 등의 데이터도 정리하고 자주 연결해서 인용하고 싶어.' 예를 들어, 영화 '덩케르크'의 영구메모를 만들 경우에,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엄청 좋아해서 그에 대한 노트도 만들어놓고 싶고, 그 노트에서 '다크나이트'나 '인셉션', '프리스티지' 같은 영화도 연결해두고 싶은데 이것들은 각각 제텔카스텐의 어떤 메모 형식으로 봐야 할까?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임시도 문헌도 영구도 아닌 것 같은데? 저도 이런 고민을 했습니다.
여기에 대한 하나의 답이 앞에서 간단하게 소개한 티아고 포르테의 정리(Organization) 방법론인 PARA 입니다. 저의 책 <세컨드 브레인을 구축하는 제텔카스텐&옵시디언>에선 PARA 중 Resources 부분을 끌어와서 위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제텔카스텐을 구축하는데 3가지 유형의 메모만으론 내 지식의 유형을 커버할 수 없다는 겁니다. 개인지식관리 시스템은 여러분의 지적 성장의 역사를 모두 품는 시스템이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개념, 인물, 각종 작품명 등을 연결하기 위해 리소스(Resources) 메모로 활용하는 겁니다.
그러면 리소스 메모는 문헌메모랑 겹치는 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습니다. 리소스 메모와 문헌메모가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리소스 메모가 문헌메모 보다 더 포괄적일 수 있습니다. 리소스는 내가 관심있거나 유용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정보가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장 정제된 지식의 소스라고 보는 책(Books)은 문헌메모(Literature Notes)로 보고, 나머지 드라마나 영화, 드라마, 인물, 개념 등은 리소스 메모에서 분류하고 있습니다.
지식의 출력 (Express)
지식의 출력은 앞에 구축된 메모들을 기반으로 진행됩니다. 연결된 지식은 생각의 체인(Chain of Thoughts)을 구축합니다. 제텔카스텐 방법으로 구축됐다면 메모들은 다양한 연결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하나의 영구메모(Permanent Notes)끼리만 매칭되는 게 아니라, 하나의 메모가 수많은 메모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메모가 가진 연결의 개수가 곧 가능성의 개수가 됩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많은 연결 중에서 가장 그럴 듯한 경로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나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생성해내게 됩니다.
이런 연결의 탐색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연결이 발견되고, 출력하는 표현의 과정에서 연결은 더욱 더 적극적으로 탐구하게 됩니다. 여러분의 시스템에 지식이 쌓이고, 다양하게 연결돼 있을수록 다양한 논리의 가능성이 생기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여러분의 시스템은 자신이 배운 지식을 이해한 대로 정리해놓고, 새로운 아이디어나 생성을 통해 지식을 새롭게 만들 수 있습니다. 원래 이렇게 기존에 있는 지식에 대한 이해와 새로운 연결을 기반으로 새롭게 자신만의 관점이나 방향성을 도출하는 게 창의성입니다.
지식을 출력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는 결과물엔 피드백이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공개된 곳에 자신의 글을 올린다면 반응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반응도 좋은 반응과 나쁜 반응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무반응도 하나의 지표가 되고, 어떤 반응이든 내 콘텐츠를 돌아보게 해줍니다. 결국 개인지식관리의 목적은 자신이 이해한 바를 다른 이들에게 전달하고 설득하기 위함인데 더 적합한 문구나 표현을 탐색하는 과정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여러분의 지식은 출력할 때 보다 정제되고 정리됩니다. 집은 개인적인 공간이지만, 손님이 오게 될 땐 공적인 공간으로 변합니다. 이사가서 집들이할 때 평소 집 상태와는 완전히 다른, 깨끗한 집을 만들었던 게 기억납니다. 외부의 시선과 피드백은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엔트로피를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공개된 곳에 개인지식관리의 결과물을 공유해보시기 바랍니다. 어느 곳이든 좋습니다. 옵시디언엔 디지털 가든(Digital Garden)처럼 옵시디언 노트를 바로 블로그처럼 인터넷에 퍼블리시 할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누군가 나의 노트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노트 작성을 조금 더 신경써서 하게 만들어줍니다.
인터미션 (Intermission)
여기까지 모두 읽으신 분들은 깊이 있는 학습과 성장을 추구하는 분들이실겁니다. 개인지식관리의 다음 단계로 저와 함께 나아갈 준비가 되셨습니다. 지금까지 개인지식관리 개념에 대해, 그리고 전체적인 흐름과 각 구간에 대한 설명을 드렸습니다. 이후에 제텔카스텐 메모법과 옵시디언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과 마주할 고민에 대한 내용, 마지막으로 저의 개인지식관리가 지향하는 철학과 방향성까지 담아서 하나의 글로 발행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적다 보니 분량이 너무 방대해져 2개의 글로 나눠서 발행하겠습니다.
뉴스레터를 유튜브 영상에 활용해서 제작할 예정입니다. 뉴스레터와 같이 알찬 영상으로 만들어 뉴스레터에 같이 보내는 게 목표입니다. 긴 글을 읽기 부담스러운 분은 생산적생산자 유튜브 채널에 오셔서 오디오북처럼 들으셔도 괜찮습니다. 산책할 때나, 아침에 샤워할 때, 자기 전에 반복해서 들으시면 개인지식관리라는 생소하고 낯선 주제에 대한 지식 밀집도가 올라갈 겁니다.
여러분의 지적, 의식적 성장을 돕는 생산적생산자 뉴스레터와 유튜브 영상을 가장 먼저 읽고, 보고 즐기고 싶은 분들은 구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생산적생산자'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