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마다 에어컨 vs. 제습기 주제로 열띤 토론이 벌어져서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요,아파트결로해결경험담클리앙 겨울철이 되니 또 다른 골칫거리인 결로 관련 글이 제법 올라오네요.
발코니 확장하지 않고 전열교환기 없는 18년차 아파트에서 결로 현상을 관찰하고 해결한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담을 적어봅니다.
1. 발코니 결로
와이프가 환기를 한다고 수시로 안쪽 창문을 엽니다. 그런데 바깥 창문은 추우니까 잘 열지 않습니다(이게 환기 맞나?).
순식간에 실내의 습기가 발코니 공간으로 유입된 후 차가운 발코니 내벽과 바깥유리창 안쪽에서 응결됩니다.
따뜻해진 봄에 세탁기 뒷벽, 김치냉장고 뒷벽 등 발코니 벽면을 들여다보면 곰팡이가 엄청납니다.
2. 해결책
2-1. 작은방에 붙어 있는 발코니는 겨울철에 출입을 절대로 하지 않기로 원칙을 세웠습니다.
발코니에 습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밀폐를 유지할 경우 발코니 안쪽으로는 절대로 결로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훌륭한 단열공간 역할을 해줍니다.
단점은 해당 발코니를 통해 환기를 할 수 없다 정도입니다.
2-2. 거실 발코니에는 세탁실이 같이 있어 수시로 출입을 해야 합니다.
출입할 떄마다 바깥 창문 유리창을 잘 보고 실내의 습기가 발코니로 유입되었다고 판단될 경우 즉시 바깥창문을 열어 습기가 외부로 방출되도록, 즉 건조한 외기가 들어오도록 합니다.
2-3. 보일러실이 위치한 발코니에는 김치냉장고가 있어 출입이 훨씬 잦은 반면 해가 들지 않아 춥고 결로가 가장 심합니다.
여기는 바깥 창문을 항상 5cm 정도 열어둡니다. 항상 건조한 상태로 유지되어 발코니 내부에 결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2-4. 환기는 평소 화장실 및 주방의 환풍기를 주로 이용합니다. 빠른 환기가 필요할 경우 보일러실 쪽 발코니를 활용합니다.
3. 안쪽 창 결로
발코니 결로를 해결하고 나니 발코니로 나가는 안쪽 창문에 결로가 맺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그런데 거실과 보일러실 쪽 출입문의 유리창에는 결로가 없고 안방 유리창도 멀쩡합니다.
작은 방 두 군데만, 그것도 밤 사이에만 창문 바닥 구석에 결로가 맺힙니다. 그 부분의 실리콘에 곰팡이가 잔뜩 피어있네요.
왜 구석에만 결로가 생길까? 이상해서 손을 대어보니 창문의 아래쪽만 차갑습니다.
그러고 보니 확실히 바닥 공기가 더 차네요. 이건 실내뿐만 아니라 발코니 공간에서도 마찬가지로 찬 공기가 아래에 고였으리라 짐작됩니다.
발코니 공간은 그렇다 치고 왜 실내 공기가 순환이 안되고 바닥에 찬 공기가 고였을까 생각해보니 보일러 설정온도 도달 후에는 바닥난방이 돌지 않기 때문에 찬공기가 바닥에 고일 수밖에 없습니다.
(여름철 에어컨 설정온도 도달 후에 냉방 가동이 멈추면서 습도가 확 올라가는 부작용을 떠올리게 하네요.)
그러면 안방 유리창은 왜 결로가 안생겼을까? 작은방은 발코니로 출입해야 해서 창문이 바닥까지 이어져 있지만 안방쪽 발코니로 연결된 창문은 턱이 높습니다.
만져보면 확실히 작은방 창문의 아랫쪽보다 덜 차갑습니다.
4. 해결책
실내 온습도는 22도에 35% 정도로 유지하고 있고 여기서 습도를 더 이상 내리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합니다.
설정온도를 더 올려서 해결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닥 찬공기가 고이지 않도록 강제로 섞어주면 되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 떠오릅니다.
여름철에만 사용하던 서큘레이터를 바닥에 놓고 위를 향하게 하여 가장 약한 세기로 가동해봅니다.
BLDC 모터로 1~99단계까지 조절이 가능해서 1단계로 놓으니 취침시 소음도 크게 거슬리지 않습니다.
아침에 확인해보니 결로가 맺히지 않았습니다. 창문과 주변 창틀을 만져보니 차갑지 않습니다.
게다가 발이 시렵던 느낌도 사라졌네요. 22도가 살짝 추운 느낌이었는데 바닥에 깔렸던 찬 공기를 골고루 섞어주니 훨씬 따뜻합니다.
제 집은 전반적으로 단열이 잘 되어 있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로가 매우 심해지기도, 거의 없어지기도 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저하고 비슷한 정도의 결로로 고생하는 분이라면 어느 정도 참고가 되시리라 생각하여 글을 올려봅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