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친님은 아름다우셨죠.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지만,발렌타인데이에프로포즈하기클리앙 20년 넘게 알고 지내다가 본격 연애를 한 지가 6개월 정도 ...
그 날이 왔습니다.
발렌타인 데이요.
그날 프로포즈를 헸어요
아직 안 하신 분들, 어떻게 하는지 감이 없는 분들, 해야 하나? 싶은 분들께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0. 사전 준비작업으로 연애의 주무대였던 워커힐 호텔을 예약했습니다.
저녁 부페 + 1박 + 조식 패키지가 있길래 골랐는데, 발렌타인 데이 .. 였습니다.
그리고, 전여친님에게 금요일에 워커힐 호텔에서 밥 먹자고 불렀습니다.
(제가 대전에 살 때라 주말에만 만났습니다)
1. 2월 14일에 휴가를 내고 대전 모 백화점에 가서 선물상자를 준비했습니다.
백화점에서 반지, 귀걸이, 목걸이를 세트로 샀습니다
(반지는 그 전에 손가락 사이즈를 알아놨었습니다.)
2. 그걸 가지고 백화점 안에 있는 포장가게로 갔습니다.
점원: "아유~~ 발렌타인 데이는 남자가 받는 날인데?"
"그렇게 됐어요. 예쁜 박스에 담아주세요 ... 꽃닢도 올려 주세요"
3. 약속시간 보다 훨씬 일찍 워커힐 호텔로 갑니다.
가다가 중간에 꽃집에 들러서 백합을 샀습니다. 전여친님은 백합이 너무 어울리는 분이셨죠.
그리고 체크인을 한 다음에 객실에 먼저 들어가서 세팅을 합니다.
백합을 올려 놓고요.
선물상자는 컨시어지에 맡겼습니다.
"룸 서비스 주문하면 객실로 가져다 주세요"
그리고 약속시간까지 기다렸습니다.
4. 저녁식사 시간이 되어서 전여친 님이 워커힐에 도착하시고 부페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발렌타인이라고 초콜렛 선물을 준비하셨군요.
부페 식사하고 저 초콜렛 맛은 기억이 안 납니다.
5. 식사를 끝내고 산책을 좀 하다가 자연스럽게 객실 쪽으로 갔습니다.
(워커힐 더글라스 하우스 였는데, 본관하고 떨어져 있죠)
전여친 님은 그제서야 무슨 이벤트가 있구나 느끼신 건 없고 .. 이 놈이 은근슬쩍 자고 갈려고 작전 짰구나 의심하셨죠.
어쨌든 객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백합이 기다리는 방 안에서 격렬한 사랑을 나누진 않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전여친님에 대한 신앙고백을 했습니다.
그러냐, 알았다. 잘 해라?? 하셔서 전화를 들어서 룸 서비스를 불렀습니다.
6. 컨시어지 직원이 선물상자를 들고 객실 문을 노크했고, 그 안에서 반지를 꺼냈습니다.
7. 의자에 앉으신 전여친님 손에 반지를 끼워 드리고, 저는 한 쪽 무릎을 꿇었습니다.
"저 ... 저를 차지만 않으시면, 무슨 일이든 시켜만 주시면 다 하겠습니다." 정도로 진지한 충성맹세를 했던 거 같습니다.
(이하 많이 생략)
8. (갑자기) 아침이 되었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고 같이 호텔을 나오면서 전여친님의 흐믓한 미소를 보니 할 일 다 했구나 하는 성취감이 듭니다.
앞으로 인생의 타박거리 하나는 덜었겠지 하는 안도감도 듭니다.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