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유에요.
사건의 발단은....
초4 아들이 캠핑카를 타 보고 싶다는 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 더 어릴 때 글램핑 몇 번 다녀와보고,첫단독캠핑으로현대포터캠핑카포레스트사용기Feat가평밤벌오토캠핑장클리앙 아, 이건 내가 할 일이 아니다... 라고 정리하고 몇 년을 안 하고 살았는습니다. 늘 주6일제라 바쁘게 1박 2일 글램핑하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 기억이 희미해져서 그랬는지, 뭐에 홀린 듯 캠핑카를 빌리게 되었습니다.
캠핑 경험도 없고, 글램핑 몇 번 가 본 것이 전부이고, 캠핑카는 당연히 처음... 그래서 아래와 같은 질문을 올리기도 했었죠.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car/18135273CLIEN
참, 캠핑카는 빌려주는 곳이 많이 있는데요, 대부분 캠핑카 렌트 회사에 내가 가서 캠핑카를 가져오고, 또 여행 후 캠핑카를 거기에 가져다 놓고 와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찾다보니, 차량 포함 모빌리티 구독 서비스 중 하나인 현대셀렉션에 포터 캠핑카, 포레스트가 있길래 빌렸습니다. 현대셀렉션은 서울/경기 한정 내가 지정하는 장소에서 빌리고, 반납할 수 있어서요. 물론, 탁송비는 내야 하지만, 시간이 없는 제게는 이게 더 좋았습니다. 특히, 다른 캠핑카 렌트 회사의 비용도 적지 않고, 포레스트 빌리는 비용도 1박 2일에 39만9천원으로 싸지 않지만, 현대셀렉션 가입하면 1달 내 쓸 수 있는 50% 할인권이 있어 진행했습니다. (탁송료, 거리에 따른 추가 비용, 추가 옵션 비용은 별도.)
우여곡절 끝에 바로 그 날이 왔습니다.
저는 평생 주6일제 해 온 사람으로, 토요일에도 열심히 일 하고, 퇴근하자마자 집 앞에서 캠핑카를 받았습니다.
웅장합니다. 포터 뒤 짐칸을 캠핑카로 개조한 차량이고, 현대자동차에서 정식으로 판매하는 차량입니다. (물론, 캠핑카 부위 제작은 외부 의뢰합니다.)
탁송 기사님과 한바퀴 쉭 둘러보고, 서류 하나 서명하고, 이제 짐 챙겨서 출발했습니다.
출발하고 신호대기 시 찍어봤습니다. 뒤 캠핑카 공간과 운전석이 연결되어있어, 뚱뚱한 제게는 쉽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왔다갔다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주차 시 그래야죠.) 아들은 아직 작아서 카시트를 챙겨 앉혔습니다.
오랜만에 트럭 몰아보니 아무리 오토여도 감이 새롭더군요. 게다가, 브레이크가 처음에 허당이고, 얼마나 밀리는지, 아들에게 티내지는 않았지만, 초반에 좀 당황했습니다. ㅎ 특히, 뒤가 높고 무겁고 넓다보니, 과속방지턱 넘을 때도, 코너를 돌아나갈 때도, 충분히 감속 후 해야 했습니다.
해 지기 전에 캠핑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장소는 가평 밤벌오토캠핑장이었습니다. (후술하겠지만, 사장님 좋으시고, 사이트 구분이 칼같지 않은, 자유로운 분위기의 캠핑장이었습니다.)
캠핑카를 받고, (2년 전 출시 시기에 많이 나온 시승기/리뷰들과 달리) 없는 옵션이 많아 놀랐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어닝이 없다는 것이었는데, 캠핑장에 큰 나무가 워낙 많아서 어닝 없어도 나무 그늘 안에 차가 통째로 들어가서 걱정 없이 저녁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좌측 아래 주황색 배전반이 보이는데, 캠핑장 곳곳에 있었습니다. 저도 여기에 캠핑카 전원을 연결했습니다.
캠핑카에 전원케이블이 있는데, 그건 2미터 정도로 짧았지만, 다행히 돌돌 말리는 전기선이 있어서 그걸 써서 연결하고, 캠핑카 냉장고와 에어컨, 조명을 마음껏 썼습니다.
참고로, 포레스트 캠핑카 빌릴 때 선택 옵션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건 무료로 빌려줍니다. 저는 있는지만 확인하고 쓰지 않았습니다. 식기세트에서 젓가락이 하나 없더군요. ;;;
아, 이튿날 아침에 컵라면 먹으려고 전기포트는 사용했네요.
이 옵션은 빌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캠핑 매니아인 매제에게 화롯대 및 주물팬, 조리 도구 등을 빌려오고, 장작 따로 사고, 제가 가지고 있던 캠핑 테이블과 의자를 바리바리 싸갔는데.... 장작 10kg가 보통 1-2만원 하고, 다른거 짐 옮기는 값 생각하면 그냥 이 옵션을 선택하시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화롯대와 주물팬이 엄청 무겁더라고요. 매제 캠핑할 때 방문해서 몇 번 얻어먹기만 할 땐 몰랐습니다.
마지막 옵션은 침구류입니다. 이 역시 빌리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몸에 닿는 건 남이 쓰던게 좀 그래서요.
그래서 집에서 얇은 이불과 배게, 그리고 혹시 몰라 에어매트리스와 펌프까지 다 챙겨갔고, 잘 썼죠. 하지만.... (이야기거리가 남아있습니다. ㅠㅠ)
캠핑장 바로 옆엔 계곡이 있습니다. 며칠 전 비가 와서 수량이 꽤 되더군요. 깊고 빠른 곳이 있어서 아이들이 놀 때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캠핑장의 많은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계셔서 서로서로 봐주긴 할테지만요. 저는 발만 좀 담그어봤는데, 뼛속까지 시리게 찬물이더라고요.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물놀이를 엄청했습니다.
재미있게 뛰어놀았으니, 고기 구워먹어야죠. 이게 바로 빌려온 화롯대입니다. 장작은 제가 사갔어요.
왕초보가 겨우 불 붙이고, 주물팬 올려서 고기 구워먹이고, 정신이 하나도 없더군요. ㅎㅎ 다시 한 번 캠핑 초대 자주 해 주는 매제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어느 정도 애들이 배 부른 뒤에는 동행께서 챙겨오신 마시멜로우가 출동했습니다. 애들이 정신없이 구워먹었어요. ㅎ
어느덧 밤이 깊어졌습니다. 대강 치우고, 시원한 캠핑카 안으로 들어와서 아이들은 과자/음료수와 함께 잠시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테이블은 위/아래, (차량방향으로) 앞/뒤 이동이 됩니다. 위/아래 움직일 땐 아래의 손잡이를 차 정면을 본 상태에서 좌측으로 힘껏 밀고 올려야 합니다.
테이블을 최대한 낮추고, 위에 쿠션을 깔면 성인 두 명은 충분히 누울 수 있는 자리가 생깁니다. 여기에 에어매트리스까지 펼쳐놓고 성인 1명이 잤습니다.
운전석/조수석 위에도 누울 공간이 있습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아이들 중 두 명이 거기에서 잤습니다.
캠핑카 후면에 이렇게 침상이 하나 더 있습니다. 여기에는 저와 제 아들이 가로로 누워서 잤고, 둘이 자기엔 충분했습니다.
포레스트 시승기에 나오는 차량은 풀옵션으로 이 부위가 뒤로 확장도 됩니다. 그러면 세로로 세 명도 누워 자도 넉넉하겠더군요.
참, 사진 속 강아지는 동행께서 데리고 오셨는데, 베들링턴테리어로 정말 귀엽더라고요. 헌데, 원래는 사냥견이라고 하네요???
이 사진은 차 뒤를 향하게 보고 찍은건데, 좌측에 화장실/샤워실이, 우측에 옷장과 싱크대가 있습니다만 쓰지는 않았습니다.
청수 채우는 것도 일이고, 추후 오수 버리는 것도 일이라서요.
나중에 캠핑카를 산다면, 그리고 노지캠핑을 할게 아니라면, 화장실/샤워실이나 싱크대 없애고 실내를 더 넓게 쓰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 아, 아닙니다. 캠핑 안 할래요. ;;;;
캠핑장의 아침은 일찍 시작되더군요. 평소엔 학교 가라고 깨워도 일어나지 않던 녀석들이 새벽 6:30에 일어나 놀고 있습니다. ;;;;
어제 그렇게 먹어놓고 배고프다고 아우성이에요.
그래서 얼른 물 끓여서 컵라면 한 그릇 씩 뚝딱했습니다. :)
아이들은 또 물놀이 하겠다고 계곡으로 떠나고, 나무그늘 아래 의자에 앉아 부른 배를 두드리며 하늘을 바라보니 참 좋은데......
이거 언제 다 치우고 집에 돌아가죠?? (ㅠㅠ)
아침부터 계곡엔 어린이들로 가득합니다.
구름이 옅게 끼어서 햇살도 강하지 않고 놀기 딱 좋아요.
그런데, 자꾸 치워야 하는 부담이 몰려와요. (ㅠㅠ)
짐 정리를 하는 동안 아이들 돌아와 옷 갈아입히고 기다리랬더니, 자연관찰, 채집활동하겠다고 또 여기저기 뛰어다닙니다.
맞아요. 아이들은 이렇게 자연 속에서 뛰어놀아야죠. 콘크리트에 갇혀살면 안 되는데 말이죠.
자주 이렇게 데리고 나오고 싶은데..... 오랜만에 한 번 해 보니.... 더는 못 하겠어요. 힘들어요. ;;;;;
미안하다, 아이들아!!! ㅠㅠ)
갈 때는 2시간 조금 안 되게 걸렸는데, 돌아오는 길은 중간에 점심밥 먹은 시간 빼고 3시간 반 걸렸네요. ;;;
현대셀렉션 포레스트 캠핑카
장점
- 현대셀렉션 최초가입 시 제공되는 50% 할인 쿠폰으로 타사 대비 저렴하게 빌릴 수 있음.
- 탁송비가 좀 들지만, 서울/경기 한정 집 앞에서 빌리고, 반납할 수 있어 시간 절약 가능.
- 여러 추가 옵션이 있어서 ,캠핑 장비가 전혀 없어도 캠핑 가능.
- 릴선, 멀티탭 등 필요 물품이 캠핑카에 들어있어 추가 장비 불필요.
- 거치형 내비, 휴대폰 거치대가 있어, 처음 가는 캠핑장 찾아가는데 문제없음.
- 성인 4인도 내부에서 잘 수 있음. 아이들이 있다면 5-6인까지도 가능할 듯.
단점
- 운영하는 현대셀렉션과 차량 관리는 전혀 다른 기업인 듯. (특정 렌터카 소속인 듯)
- 그래서 현대셀렉션에 문의하면, 그 직원이 렌터카 회사로 또 연락해서 알아보고, 다시 연락 주길 기다려야 함.
- 그래서 그런지, 캠핑용 전원케이블, 릴선 등을 문의했을 때 바로 답변이 안 됨.
- 차령, 주행거리 대비 차 상태가 너무 안 좋음.
- 렌터카니까 그럴 수 있겠으나, 60km/h 이상 주행 시 앞바퀴 떨림이 너무 심해 속도를 낼 수 없음.
- 이 문제는 반납 후 탁송기사에게도, 현대셀렉션 상담원에게도 내용 남겨놓음.
가평 밤벌오토캠핑장
장점
- 사장님 친절. 사전에 몇 번 전화해도 항상 웃으며 응대해주심. 릴선도 빌려주겠다 하셨는데, 차 안에 있어서 안 빌림
- 자리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해결해 주심.
- 큰 나무가 많아 그늘 많음. 타프 안 쳐도 될 정도.
- 바로 옆 계곡이 있어 아이들 물놀이 하기에 아주 좋음.
- 서울에서 멀지 않아, 토요일 오후 4시 출발했지만, 6시 전에 도착, 해 지기 전에 밥 해 먹음.
- 체크인 낮 12시, 체크아웃 낮12. 엄청 일찍 들어가서, 늦게까지 있다 나올 수 있음.
단점
- 사이트 구분이 명확치 않음. 옆 사이트와 붙어있는게 싫은 분은 불편할 수도.
- 화장실/샤워실/싱크대가 관리동에만 있어서, 자리가 멀다면 왔다갔다 귀찮을 수도.
이렇게 좌충우돌 1박 2일 캠핑카 사용기를 마무리 하려 합니다.
캠핑카를 빌리기 전에 여러 리뷰/시승기를 검색해 봤지만, 차량 출시 시 작성된, 잠깐 타본 내용 밖에 없고, 실제 사용기를 찾기가 어려워 정리해 봤습니다.
단독 캠핑은 처음이라 부족한 점이 많았으나,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아내, 그리고 매제와 여동생, 함께 고생해 주신 동행까지, 여러 분들의 도움이 있어서 사고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엇네요.
두 번 다시 안 하렵니다!!!!!!
자유였습죵.
꾸벅~! :)
http://jayoo.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