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issue] 반도체 시장의 중국진입이 위기라고? : 클리앙

안녕하세요,단기issue반도체시장의중국진입이위기라고클리앙 요즘에 뭐 중국의 습격 뭐시기 하면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언론들과 그에 맞장구치는 인플루언서들을 보다 보니 어이가 없어서 관련해서 분석을 좀 해보겠습니다. 


1. 중국의 DDR4 시장 진입,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위험하다?


> 요즘 다 난리죠? 더렵혀지면 안 되는 '절대성역'에 야만인이 쳐들어왔다 수준으로 온갖 언론에서 기사를 내고 있습니다. 거기에 한국은행도 중국 반도체 진입이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뭔가 들으면 불안하죠?  


https://www.yna.co.kr/view/AKR20241201022800003?input=1195m

<연합뉴스, 반도체가 이끈 11월 韓수출…수출 증가율 둔화 우려도>

 

그런데 뉴스는 반도체가 이끈 11월 한국 수출이라고 합니다. 뭐 꽃이 지기 전에 필 수 있으니 화려할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런 범람하는 공포마케팅 속에, 중요한 사실들은 다 빼먹고 있습니다. (몇몇 언론은 지적한 것도 있긴 합니다만.)


DDR4는 2014년에 출시되었습니다. DDR5는 2020년에 출시됐구요. 지금 4년동안 그러면 2014년에 출시된 DDR4 램을 밀어내지 못했던 이유는 뭘까요? 


2. DDR4 지원 중단 = 2023년 출시 CPU부터


바로 DDR5만 지원하는 차세대 CPU가 없어서입니다. 인텔의 14세대는 2023년에 출시되었고 DDR4, DDR5 겸용상용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인텔 15세대 애로우레이크(성능을 쌍욕먹고 있지만)는 DDR5만 지원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서버단에서는 사파이어래피즈(2023년 1월 출시) 서버용 CPU부터 DDR5만 지원을 합니다. 엔터프라이즈용(서버 등)이나 리테일(일반 소비자)이나 모두 DDR5만 지원가능하도록 바뀌었습니다. 


AMD는 어떨까요. AMD는 ZEN4 CPU(2022년 9월 출시)가 장착될 AM5 소켓부터 오로지 DDR5만 지원하도록 변경하였습니다. 게임킹이라고 불리는 7800X3D 등으로 유명한 라이젠 7000번대부터이고, 동시에 서버용 CPU인 에픽 또한 동일하게 변경되었습니다. 인텔이 지원하기 전에 이미 AMD는 DDR4 지원을 포기했습니다. 


결국 범용 CPU / 서버 시장에서 절대적인 다수를 차지하는 X86계열의 양대 CPU 제조사가 모두 DDR4를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언론에서는 레거시(Legacy)라고 부르죠? 이건 더 이상 운용이 정지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뭐 양사의 최신 CPU를 포기하고 구형 CPU나 DDR4를 조합한 가성비로 맞출 수는 있겠죠. 하지만 그게 메인스트림인가? 에서는 의문이 듭니다. 


즉 작년부터 DDR4 지원을 하지 않는 CPU들이 시장에 등장했고, 그 CPU들의 성능이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신규판매 시장에서 DDR4는 자리를 빠르게 잃게 됩니다.


https://dpg.danawa.com/news/view?boardSeq=293&listSeq=5675287

<다나와 DPG, DDR5 메모리로 세대교체 완료?>


일단 국내 리테일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다나와 리서치 기준으로 국내DDR4와 DDR5 판매비중은 5월 부터 비슷해지고 현재 50:50인 상황입니다. 내년되면 더욱 DDR5의 비중이 늘어나겠죠? 그리고 서버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입니다. 기업이 새로 서버를 사는데 2년 전, 그리고 단종이 예상되는 CPU(=DDR4 지원가능한)가 달린 서버를 굳이 사겠습니까? 한번 사면 4년 이상 쓰는데? 설사 있더라도 대세에 영향을 끼치는 수준은 아닐겁니다.


즉 2023년부터 신규 CPU에 대응되는 DDR5의 장착이 서서히 늘 것이고, 현재는 신규 판매분의 50:50(한국 리테일에서만) 수준까지 간 상태입니다. 내년은 아마 75:25 수준이 아닐까요? 내후년은 90:10? 


Global은? 일단 시장점유율 업체 옴디아는 26년 기준 서버시장 DDR5 출하점유율은 65%정도 전망하고 있습니다. 27년에는 99%라고 예측하고 있네요. 맞는지 틀리는지는 모르겠지만.

https://www.fnnews.com/news/202411101832528663

(파이낸셜 뉴스, 중 D램 물량공세로 K메모리 위협, DDR5도 턱밑 추격)

 

3. DDR4 시장에 진입한 중국, DDR5에 진입이 가능한가?


이런 레거시 시장에 중국이 진입했다는 의미입니다. 정확한 수율이나 적자규모는 파악이 안 되지만... 대략 분기별 2조, 연간 8조 정도의 손실을 보며 DDR4를 양산하는데 수율이 40%대라는 미확인 정보가 있습니다. (중국의 CXMT는 비상장기업입니다.) 동시에 얼마만큼의 자금이 있는지 추정한 기사가 있어 소개드립니다.


https://www.chosun.com/economy/smb-venture/2024/10/18/X6HVXZMO2ZBLFCGOORGHRNUANQ/

(조선일보 좀 아는 기자들, 네델란드 ASML  쇼크의 진짜이유)


자, 생각해봅시다. 달달한데 금방 녹아서 얼마 못 먹는 아이스크림이 있습니다. 삼성이와 하닉이는 그래도 다 녹기 전까지 맛나게 핥아 먹으려고 계획했네요? 근데 옆에서 중국이가 난리를 치며 자기가 먹겠다고 생떼를 부립니다. 근데 입이 작아서 아이스크림 10%를 핥아먹었어요. 근데 이걸로 삼성이랑 하닉이가 공포에 질려 전율을 할까요? 얘들은 내일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먹기로 했는데?


침소봉대라는 겁니다. 중국이 메모리 시장에 들어온것은 경계할만한 일이지만, 거의 10~12년전 기술의 DDR4 시장에 진입했고 곧 단종예정인 곳에 진입해서 겨우 점유율 10%정도를 먹었습니다. 이걸로 막 '삼성전자, 하이닉스 죽는다~!'라고 침소봉대하는게 맞는 말입니까?


게다가, 중국은 DDR5에 진입하려고 해도 결정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삼성과 하이닉스는 DDR5에 EUV공정을 적용중이란겁니다. 무려 2021년부터요. 물론 마이크론은 EUV 사용하지 않고서도 DDR5를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엄청난 비효율을 초래하죠. 그래서 마이크론 또한 EUV에 대한 투자를 진행중입니다. 얼마나 비효율적이면 한대 2500억~5000억짜리 EUV 노광기를 사겠습니까? 그냥 멀티패터닝으로 떼우면 그 돈 아낄 수 있는데요.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3657

<비지니스 포스트, 마이크론 일본에 EUV 기반 D램 공장 신설키로, HBM 생산 가능성도 거론>


진실은, 해상도가 안되는 구형 노광기로 10nm 이하의 칩 생산을 할때 매우 큰 어려움에 봉착한다는 의미입니다. 나노수가 줄어들수록 회로간의 pitch(=간격)이 점점 줄어들고, 구형 노광기는 해상력이 나빠서 그 미세한 간격을 구현을 못합니다. 결국 두 회로가 연결되는 불량이 발생하고 이것이 반도체 수율에 치명적인 약점을 주지요. 


그걸 어느정도 구형 노광기로 찍어보기 위해서 하는 것이 멀티패터닝인데, 구린 카메라라서 한번에 광각으로 사진찍으면 사진이 다 뭉개지니까 다가가서 한명씩 찍어주는 거랑 동일한 원리입니다. 원래는 1번 찍으면 될 공정을 3번, 혹은 4번으로 나눠찍어야 하네요? 노광공정은 '세정-증착-포토레지스트 바르기-노광-포토레지스트 벗겨내기-식각-세정'을 거친다는 걸 이해하셔야합니다. 생산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기에 엄청 비싼 EUV로 어려운 부분은 한번에 찍고 넘어가는 것입니다.  


메모리가 아니라 파운드리의 1나노 수준에서는 지금 EUV로 멀티패터닝을 해야한단 이야기가 나옵니다. 간혹 멀티패터닝이 마법의 무안단물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공정이 늘어나는건 장치산업에서 머리에 총 쏘는 것과 비슷한 효과입니다. 


즉 DDR5를 10nm 수준으로 현재 삼성과 하이닉스는 EUV를 이용해서 찍고 있고, 마이크론도 비슷하게 도입하려고 하는데 중국 CXMT는? EUV 도입 못하고 심지어 EUV 이전 세대의 DUV도 도입을 할 수 있나 없나 미국에서 간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만약 EUV 제제가 풀려서 중국에 EUV가 들어갈 수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뭐 한 10년뒤는 들어갈 수도 있겠죠.) 한대에 2500억~5000억 짜리를 10대만 도입해도 2조 5천억~5조입니다. 고작 장비 하나 사는데 5조에요. 게다가 이 EUV는 파운드리에 먼저 넣어줘야 하는 제품이지, 메모리는 후순위입니다. 결국 EUV가 충분히 도입되어서 삼성을 위협하려면 평택삼성 수준의 공장은 넣어줘야죠. 150조입니다 현재까지 평택 삼성캠 투자규모가. SK 하이닉스 용인캠은 120조이죠? 중국이 이런 최신형 공장을 '동등하게' 지어주는데만 270조가 든다는 이야기입니다. 중국이 200조 투자했다는데 뭐 별거 아니죠? 다른 산업에서 200조면 이가 덜덜 떨리는 금액이지만 삼성과 하이닉스는 그냥 쿨하게 짓습니다. 이것 뿐만이 아닙니다. 미국 반도체 공장에는 얼마가 들었을까요?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공장에 60조 쓰겠답니다. SK 하이닉스는 10조 정도 되는 거 같군요. 270+60+10=340조입니다.


중국 공산당은 땅파서 장사합니까? 무한의 재정을 가지고 있나요? 디스플레이, 전기차, 조선, 철강, 기타 등등등등 보조금을 다 뿌려줘야하는데 반도체에만 지금까지 쏟은 돈이 200조 가까입니다. 재정압박은 심해지고 세수는 줄어들고 대만 공격할 군사력도 갖춰야 하고 트럼프는 관세를 50% 먹이겠다고 하지 않나 하는데 단지 DDR5를 위해 지금까지 반도체에 쏟은 돈 이상으로 340조를 쏟아부어야 겨우 한국의 신규투자액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게다가 이 공장들은 이미 삼성과 하이닉스가 가동하거나, 가동준비하고 있어요.


결론은 이렇습니다. DDR5, 진입은 가능하다. 하지만 만들면 오히려 손해보는 상황을 10년을 해도 될까 말까한 수준으로 진입한다는 의미입니다. CXMT가 유의미한 수익을 DDR5에서 뽑아내려면 DDR5 가격이 오르고 동시에 EUV를 도입해야겠죠. 그 전까지 DDR5의 무한정 대량생산은 꿈같은 일입니다. 현재 한달 투입 웨이퍼 30K 기준으로 CAPA를 잡는데 DDR5의 멀티패터닝으로 노광장비 CAPA가 깎이면 20~15K로 CAPA가 줍니다. (더 줄수도 있죠.) 지금 DDR5를 손해보면서 찍는데 생산량도 반토막이 됩니다.


4. 반도체는 장난이 아닙니다. 


 반도체 발명국은 미국이고, 수제자는 일본입니다. 그리고 손자 제자는 한국과 대만이죠. 근데 왜 지금 사부인 미국과 수제자인 일본은 제대로 된 반도체 생산을 못합니까?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겁니다 여러분.  손자들이 치킨게임으로 사부건 수제자를 다 말려죽였어요. 1993년 삼성전자는 메모리시장 1위를 차지한 후, 이 삼성전자를 조지려고 미국과 일본이 애를 안 썼겠습니까? 


https://n.news.naver.com/article/016/0002105844?sid=101

(헤럴드 경제, 삼성이 진 적 한 번도 없어. 30년 NO 감산 괜한 자신감 아니다.)


기사에 보듯 삼성은 1993년부터 그냥 쭉 그냥 '많이 뽑았습니다'. 1990년도~2010년도에 하이닉스는 매수자가 없어서 비참하게 이곳 저곳 문 두드리던 곳이었습니다. 결국 2011년, 현대중공업이 인수한다고 했다가 거절당하고 그후 LG에 문의했다가 거절당했죠.  결론적으로 지금 SK가 하이닉스를 인수했습니다. 그 이후 대박이 난거지, 그 전에는 상거지 꼴을 못 면했습니다. 


하이닉스 이천캠퍼스 가시면 그 역사가 아주 적나라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하이닉스의 새로운 팹(SUPEX 16인가..)을 제외하고 기존 하이닉스 공장 건물들은 그냥 안습 그 자체입니다. 아주 건물들이 낡았어요. 왜 그렇겠습니까? 그 건물들을 리모델링하거나 새로 지을 돈이 없었거든요. 제일 중요한 FAB에만 신경써도 모자를판에 후공정이나 기타 지원시설에 쓸 돈이 어딨습니까.


지금이야 하이닉스가 잘 나간다고 하지만, 실제로 23년 말 기준 현재 하이닉스의 사내 현금수준은 6조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막대한 영업이익과 매출은 다 신규투자공정에 들어가는 겁니다. 22년 6조 8천억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가 23년에는 7조의 적자를 봤죠. 올해는 8조 영업이익 예상되고 있습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254044

(경향신문, 주요 대기업 현금 보유량 62조 증가... 40조는 삼성전자의 몫)


그런데 삼성은 무려 현금만 100조입니다. 24년 상반기 기준 100조 넘었죠? 삼성의 부채비율은 27% 수준입니다. 저 돈 대부분 삼성전자 스스로 모은 자산이란 이야기이죠. 만약 여기서 삼성이 '90년대 수준으로 치킨게임 함 하까? ' 마음 먹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습니까? 삼성은 D-RAM 가격을 깎아도 수익을 냅니다. 하이닉스도 그때 거의 죽다 살았지만 일단 살았습니다. 


상황은 더 좋습니다. 왜냐? D-RAM말고 그래픽 램과 낸드메모리, HBM이 있거든요. D-RAM 가격은 치킨게임하면서도 충분히 충분히 수익이 납니다. 한국 2 업체는 니나노 하고 있을때 중국은 그럼 도대체 얼마의 손해를 봐야합니까? 


미국이 돈이 중국보다 없었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미국도 GG치고 나갔고, 일본은 그때 버블경제가 막 꺼졌지만 기업들은 돈이 있었습니다. 일본이 돈이 없어서 엘피다나 기타 다른 기업들을 죽게 놔뒀겠습니까? 


가망이 없습니다. 삼성 이 미친놈들을 상대해선 아무리 해도 수익이 안 납니다. 무려 10년동안! 중국이 10년동안 150조(평택삼성수준)+연 40조 이상(적자+신규투자) = 550조 퍼부을 배짱이 있다면 DDR5램에 진입해서 삼성의 치킨게임 맛 좀 봐야죠. 하지만 놀라운건, 중국이 550조 태울동안 삼성은 영업이익이 매년 4~5조는 날 것이며, 현금수급을 매년 10조정도는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현금과 영업이익은 다릅니다. 나중에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돈만 부으면 안 되는게 없다. 예, 그렇죠. 근데 머 파운드리+메모리 전부 1000조 정도 부어야 하는데 괜찮겠습니까?  15억 중국인민의 정부예산의 1/4을 부어야 한단 말입니다. 그런데도 이길 가능성이 거의 희박해요.  게다가 EUV 수입 못하면 아예 앞으로 나아갈 기회조차 없습니다. 지금 중국 반도체의 현실은 이겁니다. 이제 걸음마를 걷는 애기한테 적진 점령해오라는 수준이죠. 


반도체는 돈의 단위 자체가 다릅니다. 공장 하나에 150조 하는 곳, 보셨습니까? SK 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는 120조입니다. 장비 하나에 5천억, 나중에는 1조 넘어갈거라는 거 보셨습니까?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산업중에 반도체는 가장 돈이 많이 드는 산업입니다. 


경계는 해야죠. 근데 헛소리들은 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뭐 반도체도 이제 점령당할거라느니... 뭐 중국이 다 점령할 거라느니. 전기차도 그렇고 언론이 단체로 중국가서 뇌에 펜타닐이라도 맞았는지 왤케 난리를 피우는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말하면 '삼성전자도 중국 무섭다고 했다! 근데 네가 뭔데 그런소리냐?'하는 분도 계실겁니다. 무서워할 수는 있죠. 근데 진짜로? 겁에 질렸으면 삼성, 하이닉스가 청와대 가서 무릎 꿇었습니다. 두 회사는 그만큼 압도적인 회사입니다. 그리고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도 않죠. 


길게 논의할 필요가 없어서 일단 단기 이슈로 글을 썼습니다. 다음부터는 본격적인 연재 들어가보려고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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